“음, 아마 지난 가을에서 겨울 넘어갈때쯤? 커피숍이었어, 날씨가 좋아서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거든.”
“그 작가 좋아해?”
“응, 좋아해, 원래 밴드보컬이거든, 책은 이번이 처음이야. 눈에 딱 띄더라. 샛노란 개나리색 표지가.”
“그래서?”
“커피숍에는 컴퓨터를 하려고 갔었어. 커피빈에 갔겠지만 거기는 와이파이 지원이 안되거든, 그래서 건너편에 있는 커피숍으로 갔어. 여전히 커피는 맛이 없더라고”
“지금 마시는건? 보리차?”
“아니, 구기자차. 색은 둥글레차 같은게 맛은 보리차 맛이나.”
“계속 해봐”
“포장을 뜯고 책을 훑었는데, 아! 그전에 내가 그때 정말 ‘외롭다’라는 감정을 하루에도 수십번이나 느낄때였거든? 그런데 처음 시작이 영화관에서 손을 잡았다는 얘긴거야. 안그래도 외로웠는데 남들 연애사나 읽어보자고 하고 읽어 나갔지. 그런데 남녀관계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건 아니었어”
“계속 커피숍이었어?”
“응 그런데 읽다 말았어.”
“시끄러워서? 거기 엄청 시끄럽잖아”
“아니, 너무 좋아서. 나는 너무 좋은건 싫어, 예전에 '달려라 부메랑’이라는 미니카가 나오는 만화가 있었는데 거기에서 슈팅스타라는 미니카를 가장 좋아했었거든? 그런데 내가 문방구에서 샀던 건 캐논볼이나 춤추는 인형이었어”
“왜?”
“가장 좋아하는 것을 내 손에 넣는 순간은 좋겠지만 그걸 쓰거나 읽거나 입기 시작하면 정말 좋아했던 그 대상은 없어지는 거잖아. 없어지는게 싫어서, 언제까지나 그 완전한 상태를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랄까. 조금밖에 안읽었는데 이 책이 너무 좋은거야. ‘실수다’ 속으로 이렇게 말했어.”
“지금도 여전해?”
“마음속으로는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긴 하는데 그렇게 살면 인생이 서글프겠더라고. 정말 좋아하는거 하나 하지도, 갖지도 못하면. 거의 안그래 요즘은. 그-때-만 누르고 눌렀던 그게 뿅-하고 튀어 나온거지.”
“그럼 안읽은 거야?”
“그날 집에가서부터 읽었어. 조금씩 천천히. 해바라기, Au Revoir만 남겨두고”
1. 아이튠스에서 Muse - Uprising이 나온다.
2. 듣고 싶지 않은데 돌리기는 싫네.
3. 계속 듣고 있다. 나는 뮤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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